
우리 아이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. 그러니까 올해로 11년을 치고 있다.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 지금은 RCM level 9을 하고 있다. 절대로 수월하게 보낸 11년이 아니다. 몇 번의 고비도 있었지만 그냥 기다렸다.
우리 아이는 학교 갔다 와서 씻는다. 항상 학교에서 돌아오거나 외출했다 돌아오면 샤워를 하게 했다. 내 생각이지만 아이가 씻고 나면 왠지 좀 더 정신이 맑아 보였다. 그리고 이것은 완전히 나의 생각이고 의견이다.
그리고 밥을 먹고 난 다음에 피아노를 약 한 시간 정도 아니면 아이가 지치거나 힘들어하면 30분 정도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피아노를 치게 했다. 아이 혼자만 피아노를 치라고 하면 잘 안 한다. 그래서 난 항상 옆에 앉아서 잘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.
아이가 연주해 보는 노래는 항상 원곡 CD를 한 번씩이라도 들려주었다. 그러면서 "너도 이렇게 할 수 있어"라면서 의지를 북돋아 주고는 했다. 노래는 항상 아이가 치고 싶어 하는 노래 위주로 골라서 연습을 했다.
그러던 중 신문에서 복식호흡을 습관화하여 교감 신경계의 흥분을 감소시키고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.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는 자주 입으로 호흡을 하고 있었다. 입으로 호흡을 할 때는 입이 말라서 그런지 입 냄새도 심하고 이와 턱에도 문제가 생겼다. 복식호흡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곰곰이 생각했다.
그러던 중 색소폰이 생각이 났다. 색소폰은 복식호흡을 이용해야지만 소리가 난다 그렇지 않으면 삐~익 하는 소리만 나고 부~응하는 무게 있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. 난 바로 색소폰 개인 교습을 시작했다.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많이 추천을 받고 있는 색소폰도 구입했다.
대학에서 가르치시는 남자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맡아 교습이 시작되었다. 또 그렇게 2년 정도를 했다. 피아노와 색소폰을 같이 하니 악보 읽기나 음악적 감각에서는 한결 빠르고 부드러웠다. 하지만 아이는 피아노만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.
어느 날 나는 레슨받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. 교습실이 안쪽에 있어 보통은 들리지 않는데 그날따라 나는 안 쪽까지 갈 일이 생겼다. 선생님은 우리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 말하고 있었다. "안 들리니?" "왜 하라는 데로 안 하니". 그 말속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고 감정이 실려 있었다.
우리 아이는 무서운 상황에 처하면 더 고집을 부리면서 가만히 꼼짝도 하지 않는다. 그러기에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본인들 말을 무시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. 아이가 교실에서 울먹이는 얼굴로 나오고 난 선생님과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. 하지만 나의 표정 없는 얼굴은 매우 굳어있었을 것이다.
그렇게 그날 이후로 색소폰 레슨을 그만두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집에서 놀이처럼 좋아하는 부분만이라도 복습을 시키곤 했다. 나중에 나 자신도 자각한 것이지만 아이가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이 현저하게 줄어 있었다.
"나에게는 아이에 관한 한 가지 철칙이 있다."
절대로 아이를 무섭게 하거나 무시하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. 태권도처럼 예를 가르치는 약간의 무거운 분위기에서의 교육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소리치는 교육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.
나는 우리 아이에게 뭘 많이 가르치고 싶은 게 아니다. 단지 보통 아이들의 반 정도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르친다. 또 어떤 무언가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. 그냥 착하고 우리 아이를 따뜻하게 이해해 주는 선생님을 난 바란다. 진도를 빠르게 나가는 것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을 월등하게 올리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.
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는 수학과 피아노는 정말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었다. 두 분 선생님 다 여성분이고 우리 아이를 잘 이해 주신다. 우리 아이가 특별하다고 알리지도 않았다 단지 그 선생님들과 자주 이메일도 하고 조그만 일이라도 소통을 자주 한다. 우리 아이를 잘 보살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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